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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처방전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방법, 심리학이 말하는 첫 번째 단계

나 자신이 싫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실수를 반복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 어느 순간 자기혐오가 밀려오기도 하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혐오에서 벗어나기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라고 되뇌지만, 심리학은 그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오늘은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첫 번째 단계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자기혐오는 왜 생기는 걸까요

자기혐오는 단순히 자존감이 낮아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자기혐오를 '내면화된 비판의 목소리'와 관련짓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넌 왜 그러니", "그것도 못하냐"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그 목소리를 자기 자신의 목소리로 내면화하게 됩니다.

즉 자기혐오를 느끼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혐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린 시절 외부에서 들어온 타인의 비판을 스스로에게 반복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안에 있는 그 목소리는 애초에 내 것이 아니었을 수 있어요.

자기혐오가 가장 강하게 찾아오는 순간

실수를 했을 때, 비교당했을 때, 기대만큼 못 했다고 느낄 때. 이런 상황에서 자기혐오가 특히 강하게 올라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뇌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긍정적 정보보다 훨씬 강하게 기억하도록 설계되어 있거든요. 이를 '부정성 편향'이라고 합니다.

하나를 잘해도 기억이 잘 안 나는데, 하나를 못 하면 그게 크게 각인되는 건 당신 의지 문제가 아닙니다. 뇌가 그렇게 작동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탓하기 전에 이 구조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법, 애써 부정하지 않기

많은 사람들이 자기혐오에서 벗어나기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나를 사랑하자"는 말을 스스로에게 반복합니다. 그런데 이 방법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어요.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의 자기 자비 연구에 따르면, 억지로 긍정적 자기 확신을 되뇌는 것은 이미 자기혐오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불편함을 더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알아채는 것'입니다. 지금 자기혐오가 올라오고 있구나, 이 감정이 여기 있구나,라고 인식하는 거예요. 이 인식이 자기혐오와 나 사이에 아주 작은 거리를 만들어 줍니다.

자기혐오가 밀려올 때, 제삼자처럼 나를 바라본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말해보세요.

"지금 나는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 안에 있구나"

이 문장은 자기혐오를 없애려는 게 아닙니다. '나는 이 감정과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아주 조용히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심리치료에서 이를 '탈융합'이라고 합니다. 생각이나 감정에서 한 발 물러나 그것을 관찰자처럼 보는 기법이거든요. 없애려 할 때보다 훨씬 빠르게 가라앉는 것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방법, 심리학이 말하는 첫 번째 단계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방법, 심리학이 말하는 첫 번째 단계

자기혐오는 당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증거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기도 해요. 그 마음을 자신을 공격하는 데 쓰지 말고, 자신을 이해하는데 써주세요.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법은 어느 날 갑자기 '나는 괜찮아'가 되는 게 아닙니다. 그 감정이 올 때 조금 더 오래 나와 함께 있어주는 것, 그것부터 시작합니다. 혹시 지금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계시다면, 오늘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